인상 깊은것들/책

그저 덧없는 존재

jocceo 2012. 7. 24. 21:42

 

 

여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하고 있더군. 마치 전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죽었을 때처럼 그렇게 태연한 어조로 말일세.

 

나는 그 방을 둘러보았네. 로테의 옷가지며 알베르트의 서류 그리고 눈에 익은 가구 등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보았네. 그것들은 모두가 나에게는 정든 물건들일세. 잉크병까지도... 나는 생각이 잠겼네.

 

'잘 생각해 보아라. 너는 도대체 이 집에서 뭐란 말이냐? 두 사람 다 너의 친구이고, 너를 존경하고 있다. 너는 때때로 그들을 기쁘게 해준다. 그리고 너는 마음속으로 그들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네가 그들 곁에서 떠나버린다면, 네가 없음으로 해서 오는 공허감을 언제까지 느낄 것인가?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그것을 느끼겠는가.'

 

아아, 인간이란 그지없이 덧없는 존재라네. 자기의 존재가 정말 확고한 것으로 여겨지는 곳에서도, 자기의 존재를 정말 확고하게 새겨놓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에서도, 또한 연인에 대한 추억이나 그 영혼속에서 조차도 인간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마는 존재가 아니겠는가. 그것도 눈 감짝할 사이에....

 

-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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