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마차에 올라타자 젋은 W와 젤슈타트와 아우드란과 나, 이렇게 셋은 마차 주위에 서 있었네. 마차에 타고 있는 여자들과 남자들 사이에는 즐거운 대화가 오고갔지. 남자들은 성격이 쾌활하고 붙임성이 있더군. 나는 로테와 시선이 마주치기를 바라며, 로테의 눈길을 찾고 있었지. 아, 그러나 그녀의 시선은 이 사람 저 사람한테로 옮겨 나닐 뿐, 나에게는 끝내 쏠리지 않더군. 나는 그만 단념할 수 밖에 없었지. 나는 로테를 향해 마음속으로 '잘 가라'고 말했어. 그러나 끝내 로테는 나를 거들떠보지 않았네.
그리고 마차는 떠나 버렸고, 내눈에는 눈물이 핑 돌았지. 나는 로테의 뒷모습을 우두커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지. 그러자 그녀가 마차 문에 몸을 기대는 듯하더니, 그녀 머리에 꽂힌 장식이 문 밖으로 삐죽 내밀어지는 것이 아니겠나. 아아, 혹시 나를 보기 위해서 였을까?
사랑하는 친구여! 나는 그 점을 확신할 수 없지만, 마음이 왜 이렇게 들뜨는지 모르겠군. 아마 나를 돌아다본 거겠지. 아아, 이것만이 나의 유일한 위안이라네. 그러면 잘자게! 아아, 난 정말 못 말리는 어린아이인 것 같네.
- 괴테 '젊은 배르테르의 슬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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